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바라보고 느껴온 차는, 단 한 번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찻자리에 놓인 차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그 순간에도 차는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화려하거나 엄숙한 찻자리를 볼 때마다 이유 없이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 감정이 스며들곤 했습니다.
차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차의 산지, 제차과정, 향과 맛, 에너지.. 이 모든 정보들은 특정 차를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서 결국 우리는 왜 차를 마실까? 차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 질문에는 끝내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마치 나의 출신 지역, 가정환경,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언정 진정 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는 것처럼요. 차를 둘러싼 정보들이 곧 차의 본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전까지 저는 종종 기운이 빠지곤 했습니다. '차 자체로는 너무 힘이 없어.', '차를 가지고 뭘 하기는 참 어렵다.'며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업을 바꿔야 하나?' 고민도 했으니까요.
차는 '연결'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저는 마침내 차의 본질을 하나의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연결’입니다.
홀로 차를 우리고 마시는 순간은, 향과 맛에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나'의 감각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차를 마실 때면, 차는 모두의 마음과 감각의 벽을 허물며 편안하고 진솔한 대화로써 '우리'가 있도록 해주었어요.
차를 통해 저는 처음으로 내면의 나와 대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과 세상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며, 비로소 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 차는 저에게 멋지고 든든한 커넥터였지요.
차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든 어울립니다.
차만큼 훌륭한 매개물이 있을까요?
5천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인류의 일상에 녹아든 차는, 정말 놀라운 매개체입니다. 요가나 명상 같은 느린 활동은 물론이고, 러닝처럼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잘 어울립니다. 책을 읽을 때도,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아침에도 밤에도, 어른도 아이도. 차는 언제나 함께 어울립니다. 그래서 지금도 차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1위' 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차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자신의 내면을 잇고, 무엇보다 사람과 자연을 이어줍니다. 이 아름다운 연결을 이해하게 되면서, 저는 비로소 차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인공이 아닌 차’를 더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차를 통한 연결이 많아질수록, 우리 삶도 차처럼 더 부드럽고 온온하고 평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시선이 늘 밖을 향해 있는 세상에서, 차와의 시간 속에서 '진짜 나'와의 연결을 찾을 수 있기를,
차갑고 딱딱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차로써 온기를 더해 조금은 더 말랑하게 함께 연결되기를,
자연을 잊은 바쁜 일상에서도 차 한 모금으로 자연과 연결되어 조금은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부티가 차로 만든 연결의 공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는 부부티의 공간, ‘부부티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차가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공간입니다. 무대 위에서 차만 조명을 받는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차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좌석간의 간격은 넓게 빼고, 밝고 개방감 있게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자연과의 연결을 위해 자연 소재의 가구와 흙 미장으로 공간을 채우기도 했지요.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작은 연결의 씨앗들을 심고 있습니다.
‘부부티클래스’에서는 차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전하지만, 핵심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눕니다. 차를 음미하는 시간은 차가 아닌 나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이며, 차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나의 상태, 상황에 있다는 것을요.
매달 다른 주제로 열리는 소규모 모임 ‘부부티살롱’에서는 명상, 대화, 글쓰기, 요가, 아로마 등 다양한 활동 속에 차를 곁들입니다. 차는 그저 배경이 아니라, 감각을 열고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은은한 매개체가 되어주지요.
왜 연결되어야 할까요?
이렇듯 부부티에서 이야기하는 차는 '연결의 힘'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렇다면 차는 이 연결의 힘으로 무엇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까요? 우리는 왜 연결되어야 할까요?
저는 '연결'로써 회복된다고 믿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아팠던 시절을 견뎌 결국 자연 치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시간 속에서 나의 감각을 되찾고 나와 다시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들을 놓친 채 살다보니 원인 모르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의 감각 신호도, 내면의 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때, 나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울 때.. 그럴 때 차는 따스하게 몸에 스며들어 조금씩 힘을 보태어주었어요. 그렇게 차 덕분에 몸의 신호들을 다시 귀기울여 듣게 되고 내 마음을 읽어주면서 저는 조금씩 회복되었고, 그 힘으로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 사람들과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차는, 저에게 '더 나답게 살아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차의 연결로 회복되기를
일상이 분주하거나 일이 휘몰아칠 때면, 나의 감각을 놓치곤 합니다. 마치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나를 저 멀리 두고 달려왔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쳐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하기도, 소중한 일상에서 감사를 잊을 때도 있지요.
매일 차를 우리며 다시 나에게로, 세상에게로, 연결을 연습합니다.
차 한 잔이 나를 더 나답게, 세상을 더 따뜻하게 조금씩 바꿔주리라 믿으면서요.
지금 사회에서 드러나는 많은 문제들은,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만약 차를 통해 고요히 나의 감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다정히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그리고 자연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씩 회복되지 않을까요?
차는 무엇일까요?
오랫동안 품어온 질문이었습니다. 제가 바라보고 느껴온 차는, 단 한 번도 자신을 앞세우지 않는 친구였습니다. 찻자리에 놓인 차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정작 그 순간에도 차는 주인공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화려하거나 엄숙한 찻자리를 볼 때마다 이유 없이 낯설고, 이해되지 않는 감정이 스며들곤 했습니다.
차에 대한 이야기는 꽤나 흥미롭습니다. 차의 산지, 제차과정, 향과 맛, 에너지.. 이 모든 정보들은 특정 차를 이해하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래서 결국 우리는 왜 차를 마실까? 차의 역할은 무엇일까?’라는 근원적 질문에는 끝내 답을 주지 못했습니다. 마치 나의 출신 지역, 가정환경, 헤어스타일이나 옷차림이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지언정 진정 나의 존재 이유를 설명할 수는 없는 것처럼요. 차를 둘러싼 정보들이 곧 차의 본질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전까지 저는 종종 기운이 빠지곤 했습니다. '차 자체로는 너무 힘이 없어.', '차를 가지고 뭘 하기는 참 어렵다.'며 푸념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업을 바꿔야 하나?' 고민도 했으니까요.
차는 '연결'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저는 마침내 차의 본질을 하나의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연결’입니다.
홀로 차를 우리고 마시는 순간은, 향과 맛에 집중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나'의 감각에 귀 기울이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와 함께 차를 마실 때면, 차는 모두의 마음과 감각의 벽을 허물며 편안하고 진솔한 대화로써 '우리'가 있도록 해주었어요.
차를 통해 저는 처음으로 내면의 나와 대화하기 시작했고, 사람들과 세상과 연결되기 시작했습니다. 고요하고 묵묵히 곁을 지켜주며, 비로소 더 나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 차는 저에게 멋지고 든든한 커넥터였지요.
차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와든 어울립니다.
차만큼 훌륭한 매개물이 있을까요?
5천 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인류의 일상에 녹아든 차는, 정말 놀라운 매개체입니다. 요가나 명상 같은 느린 활동은 물론이고, 러닝처럼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도 잘 어울립니다. 책을 읽을 때도, 누군가와 대화할 때도, 아침에도 밤에도, 어른도 아이도. 차는 언제나 함께 어울립니다. 그래서 지금도 차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 1위' 라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차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사람과 자신의 내면을 잇고, 무엇보다 사람과 자연을 이어줍니다. 이 아름다운 연결을 이해하게 되면서, 저는 비로소 차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주인공이 아닌 차’를 더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차를 통한 연결이 많아질수록, 우리 삶도 차처럼 더 부드럽고 온온하고 평안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시선이 늘 밖을 향해 있는 세상에서, 차와의 시간 속에서 '진짜 나'와의 연결을 찾을 수 있기를,
차갑고 딱딱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차로써 온기를 더해 조금은 더 말랑하게 함께 연결되기를,
자연을 잊은 바쁜 일상에서도 차 한 모금으로 자연과 연결되어 조금은 회복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부부티가 차로 만든 연결의 공간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우리는 부부티의 공간, ‘부부티하우스’를 만들었습니다. 이곳은 차가 아닌 사람이 주인공인 공간입니다. 무대 위에서 차만 조명을 받는 엄숙한 공간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 차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공간이길 바랐습니다. 그래서 좌석간의 간격은 넓게 빼고, 밝고 개방감 있게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자연과의 연결을 위해 자연 소재의 가구와 흙 미장으로 공간을 채우기도 했지요.
이 공간 안에서, 우리는 작은 연결의 씨앗들을 심고 있습니다.
‘부부티클래스’에서는 차에 대한 정보와 이야기를 전하지만, 핵심은 ‘나’에게 있다는 것을 함께 나눕니다. 차를 음미하는 시간은 차가 아닌 나의 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이며, 차를 선택할 때의 기준은 나의 상태, 상황에 있다는 것을요.
매달 다른 주제로 열리는 소규모 모임 ‘부부티살롱’에서는 명상, 대화, 글쓰기, 요가, 아로마 등 다양한 활동 속에 차를 곁들입니다. 차는 그저 배경이 아니라, 감각을 열고 관계를 부드럽게 이어주는 은은한 매개체가 되어주지요.
왜 연결되어야 할까요?
이렇듯 부부티에서 이야기하는 차는 '연결의 힘'에서부터 출발합니다.
그렇다면 차는 이 연결의 힘으로 무엇을 우리에게 가져다 줄까요? 우리는 왜 연결되어야 할까요?
저는 '연결'로써 회복된다고 믿습니다.
제가 오랜 시간 아팠던 시절을 견뎌 결국 자연 치유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시간 속에서 나의 감각을 되찾고 나와 다시 연결되었기 때문입니다.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들을 놓친 채 살다보니 원인 모르게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내 몸의 감각 신호도, 내면의 소리도 잘 들리지 않을 때, 나 자신의 의지만으로는 어려울 때.. 그럴 때 차는 따스하게 몸에 스며들어 조금씩 힘을 보태어주었어요. 그렇게 차 덕분에 몸의 신호들을 다시 귀기울여 듣게 되고 내 마음을 읽어주면서 저는 조금씩 회복되었고, 그 힘으로 다시 세상 속으로 나가 사람들과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까지도 차는, 저에게 '더 나답게 살아가는 길'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차의 연결로 회복되기를
일상이 분주하거나 일이 휘몰아칠 때면, 나의 감각을 놓치곤 합니다. 마치 앞만 보고 달리는 경주마처럼,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면 내가 나를 저 멀리 두고 달려왔구나 싶을 때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냥 지나쳐 고마운 마음을 전하지 못하기도, 소중한 일상에서 감사를 잊을 때도 있지요.
매일 차를 우리며 다시 나에게로, 세상에게로, 연결을 연습합니다.
차 한 잔이 나를 더 나답게, 세상을 더 따뜻하게 조금씩 바꿔주리라 믿으면서요.
지금 사회에서 드러나는 많은 문제들은, 우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단절되어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만약 차를 통해 고요히 나의 감각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소중한 사람들과 다정히 이야기 나눌 수 있다면, 그리고 자연과 다시 연결될 수 있다면.. 우리의 일상은 조금씩 회복되지 않을까요?